무서워도, 죽을 만큼 힘든 것보다 낫다
사실 항우울제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한편으로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항우울제의 효과를 봤던 나조차 우울증이 재발했을 때 내 상태를 부정했던 적이 있었다.
재발한 당시에 나도 내 의지로 긍정적인 생각을 해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억지로 운동을 하면서 우울감을 떨쳐보려고 해보기도 했다. 어디선가 우울증이 재발할수록 만성이 된다는 글을 봤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우울증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뇌 속 호르몬 불균형의 문제이다.
그렇게 재발을 부정하고 혼자 고군분투하가 공황장애까지 왔고 병원을 다시 찾았다.
참으면 병된다. 우울증도 그렇다. 병원은 빨리갈수록 내가 덜 힘들다.
다시 항우울제를 먹으면서 우울증도 공황장애도 같이 좋아졌고, 역시 우울증은 약이 직빵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나의 경우 공황장애 약을 따로 먹지는 않고, 전과 똑같이 렉사프로 5mg을 꾸준히 먹었다)
그러니 마음이 힘들다면, 아무도 내 마음을 모르는 것 같다면 절대 스스로를 탓하거나 참지 말고, 동네 내과 가듯 병원을 가보길 권한다. 실제 정신과를 방문해보면 소아과나 동네 내과를 방불케 할 만큼 진료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고, 그들도 나랑 똑같은, 평범한 사람들임을 확인하게 된다.
우울증이 아니고 단순히 '잠시 우울한 상태'라고 진단이 나면 마음의 안심이 될 것이고, 우울증이라면 의사 선생님과 함께 치료해나가면 된다.
우리나라가 좀 더 항우울제 친화적인 나라가 되었으면, 나처럼 마음이 힘든 사람들이 다시금 일상을 되찾는 일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나의 항우울제 복용 찐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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