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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끼행의 우울증 이야기

나의 항우울제 복용 찐후기(2)

by 우끼행 2022. 4. 20.

cottonbro  님의 사진, 출처:  Pexels

무서워도, 죽을 만큼 힘든 것보다 낫다

 

 

사실 항우울제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한편으로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항우울제의 효과를 봤던 나조차 우울증이 재발했을 때 내 상태를 부정했던 적이 있었다.

 

재발한 당시에 나도 내 의지로 긍정적인 생각을 해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억지로 운동을 하면서 우울감을 떨쳐보려고 해보기도 했다. 어디선가 우울증이 재발할수록 만성이 된다는 글을 봤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우울증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뇌 속 호르몬 불균형의 문제이다.

그렇게 재발을 부정하고 혼자 고군분투하가 공황장애까지 왔고 병원을 다시 찾았다.

참으면 병된다. 우울증도 그렇다. 병원은 빨리갈수록 내가 덜 힘들다.

 

cottonbro  님의 사진, 출처:  Pexels

다시 항우울제를 먹으면서 우울증도 공황장애도 같이 좋아졌고, 역시 우울증은 약이 직빵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나의 경우 공황장애 약을 따로 먹지는 않고, 전과 똑같이 렉사프로 5mg을 꾸준히 먹었다)

 

그러니 마음이 힘들다면, 아무도 내 마음을 모르는 것 같다면 절대 스스로를 탓하거나 참지 말고, 동네 내과 가듯 병원을 가보길 권한다. 실제 정신과를 방문해보면 소아과나 동네 내과를 방불케 할 만큼 진료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고, 그들도 나랑 똑같은, 평범한 사람들임을 확인하게 된다.

 

우울증이 아니고 단순히 '잠시 우울한 상태'라고 진단이 나면 마음의 안심이 될 것이고, 우울증이라면 의사 선생님과 함께 치료해나가면 된다.

 

우리나라가 좀 더 항우울제 친화적인 나라가 되었으면, 나처럼 마음이 힘든 사람들이 다시금 일상을 되찾는 일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나의 항우울제 복용 찐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