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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심리학

내 뇌는 내가 우울하기를 바란다

by 우끼행 2022. 4. 16.

DS stories  님의 사진, 출처:  Pexels

우울증에 가장 좋은 것은 운동이라는 말, 많이들 들어보셨죠?

 

하지만 막상 우울증이 걸리면 집 문을 나서는 것조차 힘이 듭니다.

이불에서 일어나고, 샤워를 하는 것조차 힘겹고 귀찮죠.

세상에 대한 흥미가 모두 떨어졌는데, 나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고요.

 

그러나 이렇게 생각을 해 봅시다.

우울증에 걸린 뇌는 하강 나선이라는 것이 작용해서 나 스스로 우울증을 더 심하게 만들도록 유도한다고 합니다.

슬프게도 뇌는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좋아해서,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 내가 하는 모든 행동들이 힘들게 느껴지도록 만든다는 거죠.

 

식욕을 예를 들어봅시다.

우울증과 관련해서 몇 번이라도 검색해보신 분들은 우울증에 가장 중요한 세 가지라는 글을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것은 규칙적인 식사, 충분한 수면, 운동이죠.

그러나 우울증에 걸리면 식욕 또는 수면욕이 급격히 증가하거나, 감소합니다.

 

저의 경우 정상일 때에 비해서 식욕이 정말 뚝 떨어지는 편인데, 이렇게 되면 '아, 재발했구나.' 합니다.

우울증을 이겨내려면 잘 먹어야 하는데, 뇌가 그것을 막고 있는 것이죠.

 

몇 번의 재발을 거치고, 우울증과 관련한 책을 많이 읽고 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이것입니다.

우울한 뇌가 시키는 대로 하지 말자! 나는 내 우울한 뇌와 싸우는 중이다!

 

그래서 그냥 집에만 박혀있고 싶고, 누워만 있고 싶은 아침에

"뇌 이 녀석, 나를 더 우울하게 만들라고 누워있으라 하는군."

이렇게 생각하며 일어나 샤워를 합니다. 

 

샤워를 하고 나서도 나가기 귀찮고 싫지만,

"뇌 네가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겠어!"

하면서 밖으로 나갑니다. 그리고 카페를 갑니다.

 

카페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집에 혼자 고립되어 이불속에 하루 종일 있는 것과 비교하면

바깥에 나가기 위해 움직이고, 카페로 걸어가며 햇빛을 받고, 사람들 사이에 앉아만 있어도 마음 상태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햇살이 잘 드는 카페에 앉아있으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도 나오니, 일석이조이지요.

 

자, 이제 우울한 우리의 뇌가 원하는 대로 해주지 말아 봅시다.

내 뇌가 우울의 하강 나선에 빠지기 전에 얼른 샤워를 하고, 집 밖으로 나갑시다.

힘들겠지만 이런 노력들이 하루하루 쌓여갈수록 좋아지는 내 상태를 발견할 겁니다.

 

(참고)
세로토닌 : 인간과 동물의 위장관과 혈소판, 중추신경계에 주로 존재하며 행복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분자로, 호르몬이 아님에도 해피니스 호르몬(happiness hormone)이라 불리기도 한다.
출처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33395&cid=43667&categoryId=43667​

세로토닌 또한 햇빛에 반응하여 분비되는데, 세로토닌은 기분을 좋게 하고 에너지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출처 : https://korean.mercola.com/sites/articles/archive/2019/01/10/%ED%96%87%EB%B9%9B%EA%B3%BC-%EC%9A%B0%EC%9A%B8%EC%A6%9D.as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