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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끼행의 우울증 이야기

나의 항우울제 복용 찐후기(1)

by 우끼행 2022. 4. 19.

Anna Shvets  님의 사진, 출처:  Pexels

난 친구들 사이에서 일명 '항우울제 홍보대사'이다.

이건 내가 3년간 우울증을 겪고 항우울제를 복용하며 느낀 찐후기이다.

 

항우울제.

정말 작은 호르몬제 한알일 뿐인데 세상에 대한 시각을 완전히 바꿔준다.

무기력과 우울함의 끝을 찍다가 항우울제 덕분에 회복중인 나 스스로가 산증인이다.

 

참고로 나는 우울증에 걸리기 전 별명이 '캘리포니아 오렌지'였다.

그만큼 생기 넘치고 톡톡 튀고 명랑하고 활달한 사람이었다.

이런 나도 우울증에 걸렸고 아직도 치료 중이다.

나의 경우만 봐도 우울증은 누구나 걸리는 감기가 맞고, 그래서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우울하다면 참지 말고 꼭 병원에 가보고, 의사 선생님께서 처방해주시는 약을 복용하라고 한다.

 

암이 걸린 사람에게 "좋은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면 암이 나을 거야! 긍정적으로 생각해!"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우울증도 똑같다. 내 뇌는 지금 행복 호르몬을 만들 수 없는 상태이고, 이 상태에서는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뇌 속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부정적인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Felix Mittermeier  님의 사진, 출처:  Pexels

이건 의지의 차이가 아니다. 그냥 팩트다.

작은 호르몬 약 한 알이 가져다주는 생각의 전환은 정말 놀라울 정도이다.

나는 렉사프로 5mg(복용량 중 가장 소량이다.)한 알로 이 엄청난 효과를 느꼈다.

 

그 효과를 가장 확 느꼈던 순간을 하나 꼽자면, 항우울제를 몇 달째 복용하던 중이었다.

그냥 길을 걷는 중이었는데 갑자기 내 팔을 스치는 바람이 청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증에 걸린 후로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것이었다.

 

바람은 언제나 그곳에 있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나의 시각이 완전히 변한 것이다.

이렇게 항우울제는 복잡하고 힘든 내 머릿속에서 벗어나 바깥세상을 바라보게 해 줬다.

 

 

-나의 항우울제 복용 찐후기(2)에서 계속